동시문학사 스케치 #1 <최남선과 김인식>

동시문학사 스케치  

 

 1) 최남선과 <소년>  

#아동문학의시작 #1908년최초의아동지소년창간 #해에게서소년에게 #민족대표48명 #친일파 

 

-1890년 4월. 한성에서 출생

-1904년. 러일전쟁 이후 황실파견 유학생으로 일본유학. 

  * “동경부립제일중학교에서 최남선은 주당 31시간의 수업을 받았ㄷ.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하루 평균 다섯 시간 정도의 수업을 받았다. (...) 열 다설 살에 황실 유하생으로 선발되어갔던 이 유학은 3개월이 채 되지 않아 끝났다.” (동경삼재, 류시현, 산처럼, 2016, 49쪽) 

 

-1907년. 한일합방. 

-1908년. 일본유학을 중도에 포기하고 돌아와 이광수와 함꼐 소년지 <소년>을 창간. 

  *시대의 사조를 하나로 모으는 근본으로 신흥하는 교육계에 구체적인 교과서를 공급하려 함     이 그 제일 먼저 할 기획이었도다. (...) 사회 장래의 중추를 담임할 청년들에게 정당한 자     각과 질실한 풍기를 환기하기 위하여 잡지 <소년>을 발간했도다. (동경삼재, 류시현, 산처럼, 2016, 81쪽) 

-창간호에 <해에게서 소년에게>를 발표. 

해(海)에게서 소년에게
                      -최남선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때린다, 부순다, 무너 버린다.
태산 같은 높은 뫼, 집채 같은 바윗돌이나,
요것이 무어야, 요게 무어야,
나의 큰 힘 아느냐, 모르느냐, 호통까지 하면서
때린다, 부순다, 무너 버린다,
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콱.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내게는, 아무것, 두려움 없어,
육상에서, 아무런, 힘과 권(權)을 부리던 자라도,
내 앞에서 와서는 꼼짝 못하고,
아무리 큰, 물건도 내게는 행세하지 못하네.
내게는 내게는 나의 앞에는
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콱.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나에게 절하지 아니한 자가
지금까지 있거든 통기하고 나서 보아라.
진시황, 나파륜, 너희들이냐,
누구 누구 누구냐 너희 역시 내게는 굽히도다.
나하고 겨룰 이 있건 오너라.
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콱.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조그만 산모를 의지하거나,
좁쌀 같은 작은 섬, 손뼉만한 땅을 가지고,
고 속에 있어서 영악한 체를,
부리면서, 나혼자 거룩하다 하는 자,
이리 좀 오너라, 나를 보아라.
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콱.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나의 짝 될 이는 하나 있도다.
크고 길고, 넓게 뒤덮은 바 저 푸른 하늘.
저것은 우리와 틀림이 없어,
작은 시비, 짝은 쌈, 온갖 모든 더러운 것 없도다.
조 따위 세상에 조 사람처럼.
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콱.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저 세상 저 사람 모두 미우나,
그 중에서 똑 하나 사랑하는 일이 있으니,
담 크고 순진한 소년배(少年輩)들이,
재롱처럼, 귀엽게 나의 품에 와서 안김이로다.
오너라, 소년배 입맞춰 주마.
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콱.

 

 

 

*<한국 아동문학 형성과정 연구, 원종찬, 동북아 문화연구 제 15집, 2008>   

1)<소년>의 독자로 상정된 ‘소년’은 곧 ‘청년’이었고, 이들은 근대 계몽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주체로서 인식되었다. 따라서 <소년>이 겨냥하고 있는 대상은 ‘성인문학의 독자’와 대비되는 ‘아동문학의 독자’ 개념하고는 상당한 편차가 있다.” (78쪽) 

2)아동문학의 기점이든 기원이든, 그 형성고정을 논할 때의 ‘아동문학’은 오늘날 우리가 그렇게 여기는 것으로서의 근대적 개념을 염두에 둔 것이다. <소년>에는 그러한 근대적 개념으로서의 아동문학에 대한 자각이 나타나 있지 않다. ‘성인’과 대비되는 ‘아동’을 발견할 만한 제도적 기반이 매우 취약했기 때문이다.“ (79쪽)   

3)일본근대 아동문학의 용어가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 확인되는데, 창작이라고 할 만한 의미있는 아동문학 텍스트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80쪽) 

 

-1919년 기미독립선언문을 기초한 것으로 알려짐. 민족대표 48명 중 한 사람. 

 

-이후 친일파로 돌아섬. 광복 이후 반민족특별위원회에 기소되었다가 1949년에 병보석으로 풀려남. (친일파였다니...) 

 

-당시 이광수와 최남선은 동시에 옥에 갇혀 참회록 발표.

 

 


 

 

2. 김인식과 <표의> 

 

-<한국 아동문학 기점 연구> 논문을 통해 신정아는 아동문학의 출발로 불려지는 최남선의 <소년>지와 방정환의 <어린이>지를 흔히 들지만 “보통학교 학도용 국어독본”(1908.3)에 실린 창가 <표의>가 한국 동시문학의 기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국 아동문학 기점 연구, 신정아, 한국아동문학연구 32호, 2017> 

기존의 아동문학 기원에 관한 논의로는 1923년 3월 방정환이 창간한 「어린이」와 1908년 11월 육당 최남선이 창간한 「소년」이 있다. 이재철, 구인환 등은 「소년」을 아동문학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또한 이원수, 석용원은 육당의 「소년」을 아동문학 형성의 계기로, 「어린이」를 아동문학 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게 되는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이상현, 원종찬은 「어린이」를 근대문학의 효시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렇듯 아동문학의 기점을 두고 「소년」과 「어린이」는 꾸준히 논의의 대상이 되어 왔다. 한편, 「한국 근대 아동문학의 형성과정 연구」는 아동문학의 출발을 1920년대로 보는 관점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아동관의 근대적 전환이 이루어지기 시작한 1900년대로 앞당겨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부분 의 연구가 근대 아동문학의 기원을 방정환에게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는데, 그렇다면 육당의 「소년」 이후 발간된 「붉은 져고리」(1903. 1~1913. 7)나 「아이들보이」(1913. 9~1914. 8), 「새별」(1913. 9~1915. 1)로 이어지는 잡지의 발간들을 과연 어떻게 평가3)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기원의 의미가 '사물이 처음으로 생김. 또는 그런 기원'을 뜻한다고 볼 때, 방정환 의 「어린이」에서 '아동문학'이 처음으로 생긴 것은 분명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은 '성인이 어린이를 대상으로 창조한 문학의 총칭'이라는 아동문학의 보편적인 정의에도 어긋난다.
성인이 어린이를 대상으로 창조한 문학은 사실「소년」이전에 존재했다. 

보통학교에서 어린이에게 읽힐 목적으로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문학작품 이 바로 그것이다그러므로 아동문학의 기점을 논의하는 데 있어 보통학 교령(1906) 시기 어린이가 접한 문학작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국 아동문학 기점과 관련된 논의가 「소년」과 「어린이」에 한정 지어 연구되었던 것은 아니다. 신현득은 "한국 아동문학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동시에서 시작되었으며, 최초의 정형동시가 1908년 3월 20일 신문관에 서 발행한 최남선 작 경부텰도노래"임을 강조한 바 있다. 경부텰도노 래 67절 끝에 "삼가 이 노래를 어린 학생 여러분에게 드리옵내다"7)라는 후기는 경부텰도노래가 어린 학생에게 바치는 시집이었음을 증명한다. -160~161

 

 

 

 

 


*참고자료

조선의 상식, 최남선, 최상진 해제, 두리미디어, 2007

최남선 시선, 최남선, 김문주 엮음, 지식을만드는지식, 2013 

동경삼재, 류시현, 산처럼, 2016

신현득의 내가 사랑한 동시, 법보신문 연재, 2017 

한국 아동문학 기점 연구, 신정아, 한국아동문학연구 32호, 2017 

한국 아동문학 형성과정 연구, 원종찬, 동북아 문화연구 제 15집, 2008 

 

*스케치 코멘트 

-원종찬의 논문은 정리가 가장 잘 되어있음. 땡큐. 

-신현득 선생님의 논문은 인터넷으로 찾아볼 수 없어서 따로 구해서 읽어야 할 듯 함.

-아동문학의 확실한 기원에 대한 흥미가 전혀없었는데, 원종찬의 논문을 읽고 눈이 좀 밝아짐. 

 

 


 

<작품들> 

우리의 운동장

 

-최남선 


우리로 하여금 풋볼도 차고 

우리로 하여금 경주도 하여 

생하여 나오는 날쌘 기운을 

내뿜게 하여라, 펴게 하여라!

아직도 제 주인 만나지 못한 

태동(泰東)의 저대륙 넓은 벌판에

우리로 

우리로

우…리…로!
우리로 하여금 헤엄도 하고 

우리로 하여금 노젓기도 하여 

서방님 손발과 도령님 몸을 

그을게 하여라, 굳세게 하여라! 

우리의 운동장 되기 바라는 

태평의 저 대양(大洋) 크나큰 물에 

우리로 

우리로 

우…리…로!

뚫어진 짚신에 발감개 하고 

시베리아 찬바람 거스르면서 

다름질 할 이가 그 누구인가? 

나막신 같은 배 좌우로 저어 

볕발이 쏟아지는 적도 아래서

배싸움 할 이가 그 누구인가? 

우리오 

우리오  

우…리…오!


-최남선 ‘우리의 운동장’, ‘소년’ 제2권(1908.12월) 1쪽 앞

빛보다빠르게미래로달아나라 -이상,삼차각설계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