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엄마는
착한 일을 할 때마다
반짝이 스티커를
붙여 주신다
내 공부방
내 이름 밑에
반짝반짝 빛나는
반짝이 스티커
오십 개쯤 되면
용돈을 올려 준다고 한다
달님도
착한 일을 틀림없이
많이 했을 거다
밤하늘에 빛나는
반짝이 스티커
많이도 붙어 있는 걸 보면
<김철순, 사과의 길, 2014, 문학동네>
#너와 나의 반짝이는 공동체
1
1행의 반짝이 스티커 이미지와 2행의 별의 이미지가 겹쳐지면서 나와 달의 처지가 순간 같아집니다. 멀고도 먼 달이 아니라 착한 일을 해야 반짝반짝 빛나는 스티커 하나씩 받는 나와 같은 처지인 셈이죠. 용돈을 올려받기 위해 착한 일이라고 불리는 일들을 하나씩 해내는 나처럼 말지요. 흔히 달은 응시의 대상이거나, 감정이입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김철순의 시에서는 달의 상태와 나의 상태를 꼭 같은 상황으로 만들면서 시적 울림이 발생하는 듯 합니다.
2
게다가 붙여 써도 좋을 행들을 행갈이 하면서 반짝반짝하는 음악성이 생기는 듯해 보이죠. 반짝반짝하는 이미지의 개연성과 선명도가 높아져서 더 감각적으로 읽히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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