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색은 사랑하는 시간이었다 13
너무 뜨거운 곳에선 바람을 기다리면 돼
바다가 남겨 둔 꿈을
엄마, 작게 흔들리는 저 바다가 어른이 되면 바다는 무슨 꿈을 꾸어요
엄마, 저 바다가 어른이 되면 흰 돛단배 함께 타고 놀던 물고기들은 모두 어디로 헤엄쳐 가요
새들이 물고 떠나간 파란 바람을
새들은 기억해 주어요?
저 바다가 앞니 빠진 할머니가 되면 내 퉁퉁한 볼 부드러이 감싸며 괜찮다 괜찮다 해 주던 엄마는 무슨 꿈을 꾸어요
엄마, 바다는 무슨 꿈을 꾸어요*
*위 전 곡은 각 음원 사이트에서 "엄마, 바다는 무슨 꿈을 꾸어요"곡으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정선율, 파란색은 사랑하는 시간이었다13, 동시마중56호>
#세계의 첫 번째 질문 #시의 질량과 동시의 질량
1
이 세계에 처음으로 내려온 질문들을 마주한다. 첫 번째로 내려온 질문은 세계를 미묘하게 뒤틀어놓는다. 시인의 언어는 이 가당치도 않은 은 질문을 내려놓는다. "바다는 무슨 꿈을 꾸"는지. 작은 아기 바다가 어른 바다가 되어가면서 "함께 타고 놀던 물고기들은 모두 어디로 헤엄쳐" 가는지. 새들은 파란 바람을 기억하는지, 엄마는 무슨 꿈을 꾸게 될지. 이 모든 질문의 시작에는 '호기심으로 가득찬 아이의 마음'이 있다.
2
혁명가는 세계를 사랑하는 방식으로서 세계를 전복하려 들고, 아이는 세계를 사랑하는 방식으로서 세계에 질문을 내어놓는다. '호기심'이란 사랑하는 방식을 결정짓는 첫 번째 질문인지도 모른다.
3
얼마전 김창완 선생님의 북토크 영상을 보다가 "시가 촘촘한 그물로 언어를 낚는 것이라면 동시는 성긴 그물로 언어를 낚는 것이죠." 라는 말이 떠나지 않는다. "성긴 그물로 대어를 낚을지 누가 알겠어요." 라는 유-우-머까지. 요즘 자주 고민하고 있는 대중성과 인간성. 단순함과 치밀함. 이것에 대해서 한 번 떠올려 보게 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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