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 : 김수영
김수영을 읽으면 뜨거워진다 자꾸 몸의 끝자리들이 타닥타닥 군불을 낸다 이토록 비루해서 아름다운 건 김수영뿐이다.
ㄴ : 노래
노래를 듣는다. 좋은 것들이 없다. 내가 좋지 않아서 이다. 케이팝 스타를 볼 때마다 절망에 가까움이 환희라는 걸 알아차린다. 모든 노래에는 가락이 있는데 이것이 문제다.
ㄷ : 도래
도래할 사전을 쓴다 언젠가 먼 길을 돌아온 자에게 건네주련다 오늘이 계속되고 있다는 믿음과 함께. 벤야민의 메시아의 문장이 될 것이다.
ㄹ : 록앤롤
록앤롤 앤드 엔드 록은 죽고 롤만 남아버린 때에 록은 부뢀한다
ㅁ: 미친
어느 날 목욕탕에서 수음하는 사내를 본적이 있다
ㅂ: 비비드
늘 내게 너무나 선명해서 보기 싫은 것들이 몇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운동복이다.
ㅅ: 슬픔
이성복은 이렇게 남겼다.
"유독 왜 슬픔만이 세상 끝까지 뻗쳐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기쁨 뒤에 슬픔이 오는 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어째서 슬픔뒤에 다시 슬픔이 남는지 납득할 수 없었다."
재난 그 이후, 슬픔은 진화해나간다는 확신이 든다.
ㅇ: 아가
이 단순한 자음과 모음의 결합
세상 모든 말의 첫 시작으로서의 ㅇ (이응)과
세상 모든 말의 첫 각도로서의 ㄱ (기역)
ㅈ: 줄
당신과 나
ㅊ: 출근
오늘의 뉴스 "월 200만원 벌면 1억 모으는데 42년?.."허탈"
< 표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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