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강을 준비하면서 몇 가지 단상들




#1 진로 

이리 저리 특강과 강의를 나가면서 가장 말 꺼내기 무서운 주제 중 하나가 진로이다. 

특히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하는 특강에 가면 '진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엄청난 

몰입도는 굉장히 부담스럽기도 하고, 내가 건방지게 무슨 진로에 대해서 떠들 수 있나 

하는 생각도 들기 때문이다. 태봉고에서 진로에 대해서 말해달라고 하는데, 한 판 시원하게 

지껄이고 와야 겠다. 


#2 그들의 꿈 

1)일본 제일생명보험이 발표한 전국 초등생(14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장래희망 조사 

+일본 여자아이들의 꿈은 '음식점 주인'

+일본 남자아이들의 꿈은 '축구선수'로 조사됨. 

2)베이징 청소년 연구소가 초등학생 1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21%가 기업의 CEO를 선호 

+20.5%로 연예인 

+18.5%가 과학자 

+가장되기 싫은 직업: 농민, 노동자, 교사 

3)한국직업능력개발원 초등학생에게 미래에 되고 싶은 직업 조사 

+14.7% 운동선수

+13.3% 교사 

+10% 연예인 

+9.7% 의사 

4)SBS세대공감 1억퀴즈쇼 2012년 초등학생 1000명을 대상 장래희망 설문조사 

+1위 공무원 

5)시사인 2009년 초등학생 700명 대상으로 설문조사 

+서울 성북구 숭례초 6학년 60명 

  -1위: 재벌과 부자+ 요리사 

  -부모의 경우: 1위 선생님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일초 5학년 26명 

 -1위 서울대(명문대 진학) 

 -부모의 경우: 1위 의사 

*강남권과 강북권의 차이를 잘 보여주는 지표 

링크: https://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4505


하지만 반전은 자신의 장래희망에 대해서 잘 모른다고 응답한 것이 거의 50%에 육박하다는 거. 

최근 조사에서는 거의 다 공무원과 대기업직원, 교사로 조사되고 있음 


#3 장래희망 = 꿈= 희망직업 ? ? ? 

학생기록부에 보면 늘 끝임없이 장래희망을 적는 곳이 있었다. 

그 빈칸을 채우기 위해서 한참을 서성였던 기억이 난다. 기록되어야 할 곳을 공란blank로 둔다는 

것은 언제나 불안함을 부추겼다. 학교 선생님에게 부모님에게 "나는 00이 될 꺼야."를 반드시 

말해야지만 그들을 안심 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장래희망을 적는 빈칸은 모종의 압력이었고 

그건 학부모, 교사가 연합하여 쳐놓은 '꿈찾기'게임에서 던지는 첫 번째 주사위와 같다. 

그들이 짜놓은 '꿈찾기'판에는 '자유로운 사람', '행복한 사람'을 위한 자리는 없다. 

반드시 무언가를 성취해야 하고, 이뤄내야 할 직업의 자리만 있기 때문. 

그 빈칸을 채우는 것은 늘 학생의 몫이라기 보다는 교사와 학부모의 욕망, 요구가 투사projection된 

형태로 채워 질 뿐이다. 그들의 욕망의 대부분은 신화적 욕망(가면의 윤리)의 전위displacement에 

가깝기 때문. 


#4 생각하지 않는 다는 것

신화적 욕망의 전위 속에서 사유없이 지내게 된다면. 

+한나 아렌트의 증언: 아이히만이라는 독일 관료의 이야기. 

  -수백만명의 유대인 학살에 관여한 사람으로 전쟁이 끝나자 마자 아르헨티나로 도망감. 

   하지만 붙잡혀 1960년에 이스라엘의 한 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됨. 악마로 불리던 사나이. 

   붙잡힌 이후 각종 정신과 검증을 거쳤으나 의사들은 그를 '정상'으로 판명하기도 함. 어떤 의사는 

   "그는 적어도 그를 진찰할 후의 내 상태보다 더 정상이"라며 말하기도 하였음. 

   그는 그의 증언에서 "친구들 중에 유대인을 미워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고 말하며 

   오히려 유대인들에게 자신의 생계를 도와주워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이야기함. 

   그는 단지 "명령받은 일을 성실히 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한나 아렌트는 '악의 평범성'이라고 설명. 

  -한나 아렌트의 설명: 그는 아주 부지런히 일했을 뿐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부지런함을 탓할 수 없다. 

   문제는 그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깨닫지 못했다는데 있다. 

+생각할 수 없게끔 만드는 것들 

  -중독과 각성, 습관과 무감각. 

  -이라크에 파병간 미군들의 헬멧에서 나오는 음악 

  -베트남 전에 쓰러진 미국병사들을 향해 뿌린 각성제, 모르핀, 마약류 


#5 상상의 언어와 현실(현장)의 언어 

 +상상의 언어는 현실의 언어로 번역되어야 한다. 

  -유클리드 기하학이 가정하고 있는 2차원의 세계에서는 삼각형 내각의 합은 180도   

  -헝가리의 수학자 보여이bolyai에 의해 점과 선의 세계는 무너진다. 평행선 공리를 부정하고 

   유클리드 기하학의 전제를 무너뜨린다. 리만rieman의 구면기하학에 따르면 

  3차원 공간에서 삼각형을 그린다면 삼각형 내각의 합은 270도가 된다. 

+상상의 언어, 생각의 어어가 유클리드 기하학에 가깝다면 현실의 언어는 구면기하학에 가깝다. 

  세계라고 불리는 곳의 언어는 나름 객관적 조건에 바탕을 둔다. 경제, 정치, 문화와 같은 것에 기반한다. 

   프로이드의 리비도와 자기보존의 원리의 갈등이 2차원이라면 에릭슨의 사회적 발달이론은 3차원에 가깝다. 

+생각의 언어를 현실세계의 언어(현장)로 번역해내기 위해서는 '경험'(개인적, 사회적,추경험)에 의존한다.   

*질 들뢰즈: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이 말은 자기 능력에 대한 일종의 시험입니다. 

당신 능력을 시험해 보라는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난 그걸 해내지 못할거야.'

혹은 '그건 너무 창피한 일이야. 난 할 수 없어.' 그러면서 자신이 할 수도 있었을 일들을 포기해버립니다. 

'난 할수 없었을 거야.' 이렇게 말하는 건 너무 쉬운 일입니다. 불행히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도 모른채 죽습니다. 

+사유의 시작은 강제되는 것에 있다. 사유는 하는 것이 아니라 사유하게끔 조건 지어진다. 


#6 번역의 기술 

+낯선 것을 향하는 모험 

+낯선 감각, 감정, 사유의 여정을 통한 밭갈이 

  -김유신의 경우, 미란다 쥴라이의 공공예술 프로젝트의 경우 

+여행의 감각과 기술(art) 

+방황과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에 일어나는 사건의 현장 

+사유의 기술과 훈련: 낯선 개념과 낯선 도식과 낯선 패더다임 

+'나'를 사유한다는 것은 세계를 우주를 사유한다는 것이다. 

미쉘푸코: 자기는 자기 의식이나 주체적 자아가 문제되는 '자기'가 아니라 신체를 장으로 하는 

 자기와 자기와의 관계의 문제이다. 


#7 존재의 형식form(존재론)과 존재의 양식style(생존의 방향)

+아리스토텔레스는 존재를 형식과 양식으로 나누고 잠태태와 가능태를 나누면서 자신의 존재론을 시작 

+어떻게 살것인가, 어떤 존재가 되려하는가, 어떤 사람이 되고자 하는가 

  -철학적 사유에 의해서 자기와 자기가 맺는 관계의 문제를 설정하고 해결해야 한다. 

   어떤 존재형식(아리스토텔레스적 의미는 아니고...)을 배치, 구성 할 것인가. 

  -원피스 루피의 경우: "해적왕이 될꺼야. 해적왕은 이 바다에서 가장 자유로운 사람이야.' 

+존재의 양식은 생존의 문제와 연결된다. 어떻게 생존을 꾸려나갈 것인가. 

  -홍세화: 생존의 공간을 '몸자리'라고 표현하였다. 정말 딱 맞는 말인 듯 하다. 몸자리를 향한 투쟁의 

   과정이 생존이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칼 맑스: 맑스의 생존권은 화폐와 연결되고 다시 계급의 문제로 나아간다. 

 -화폐와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 정확하게 말해 화폐 지불-능력과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에 따라서   

  삶의 양식은 달라진다. 

-존재론과 정치경제학은 현실(현장, 세계)에서 분리 될 수 있는 것일까. 아니라 생각한다. 


#8 화폐(지불능력으로서의 화폐)와의 관계 

+지불능력으로서의 화폐의 자리에 무관심했던 사람들의 유형 

  -도사, 수행자 

+선물-경제를 통한 화폐-관계 

  -꼬뮌,  종교 공동체 

+원시-경제를 통한 관계 

 -귀농 공동체, 전통적 시골 공동체, 원시 부족 

+자연주의자? 노장의 경우? 

  -소로우, 간디, 에머슨, 토마스 페인

+문화-부족? 공동체? 

 -히피의 경우

+지불능력의 부재로 굶어죽는 일의 어려움 


#9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20살이 되기 전에 찾는 일 

+이지의 <분서>에는 나이 오십 이전의 자신을 "한 마리의 개에 불과했"음을 깨닫는다. 

"앞의 개가 그림자를 보고 짖으면 나도 따라서 짖어댔"던 것이었음을 말이다. 

+키에르고르의 일기를 보면 "이번 생에 내가 도달해야 할 것은 내가 진정 무엇은 원하는지 아는 일이다." 

+삶의 초창기에 탁월한 재능을 바탕으로 삶을 풀어냈던 이들은 대부분 죽거나 후기 작품이 거의 없다는 사실. 

+20살 전에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그것도 단 하나)를 찾는 다는 일은 간단하지 않다. 

그리고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 단 한줄의 문장을 이루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사유의 범위와 시간들 


#10 인턴쉽 프로그램의 활용 

+인턴쉽 프로그램을 통해서 세계의 언어감각을 키우는 것, 하지만 부분적일 수 밖에 없다는 한계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노동시장의 착취대상)의 세계의 언어감각, 감수성을 키워나갈 수 있다. 

  -계획과 설계, 운영과 관리에 앞서 중요한 것은 "나의 생각은 과연 나의 생각인가" "나의 욕망은 과연 

   나의 욕망인가?"에 대한 인문학적 주제가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 사유의 변증법은 유효하다는 것. 

+장래희망이 희망직업이 될 수 없으며 희망직업이 꿈이 될 수 없다. 

+반드시 장래희망을 무리하게 고집할 필요는 없다. 


#11 '나'라는 공동체의 주변 만들기 

+선언: 상상의 언어로만 꿈을 꾸는 것은 자폐적이고 폐쇄적이다. 하찮은 일이라도 동네 방네 시끄럽게 떠들며 

  조력자, 동지, 벗, 스승, 사부를 모아야한다. 하고 싶은 바가 있으면 가능한 시끄럽게 떠들 것. 친구를 만날 것. 

+강한 주체: 대안학교는 흔히 학생들은 강한주체로 키우고자 한다. 아무리 풍지고 모난 세계에서도 그것을 

 헤쳐나갈 수 있는 강한 주체를 말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가능하지 않다. 주체란 "나라는 공동체"의 다른 

 이름이다. 어떻게 '나'라는 공동체를 구성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 앞에 서있어야 한다. 그 질문 앞에서 늘 

 주변을 형성해야 한다. 

+주변의 구성: 조언, 관심을 퍼부어 줄 수 있는 스승님과 사부님, 선배들. 나와 함께 뜻을 해나갈 수 있는 동료와 벗들. 

  나의 상상을 지원해줄 수많은 팬, 동생(후배), 가족, 단체 등등. 

+동영상 자료 : 춤추는 남자에 관한 동영상 자료. 

+자크 라깡: 욕망의 삼각형 구도 


# 12 먹고 사는 문제의 철학적 빈곤 

+먹고 사는(몸자리) 어려움과 정치경제적 구도: 실업률, 화폐가치 저하 

+꿈만 꾸는 자 이슬만 먹어라 

+아직 도래하지 않은 번역의 시간의 구성 

+두려움의 떨림, 설렘의 떨림 

  -설레임이 두려움보다 더 커질 때(충분히 상상했을 때)벌어지는 흥미진진한 떨림의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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